과연 모든 전공과목들이 다 쓸모가 있을까?
어제 나답지 않게 피곤해서 그런가 일찍 잠에 들어서 8시쯤에 잠에서 깼다. 오늘 수업은 12시라 그때까지 할 것도 없고(아침에 하는 시험공부..? 그딴건 안한다. 나는 오후형 인간이다.) 해서 그냥 블로그 글이나 써보려고 한다.
아까 일찍 일어난 김에 학교 기숙사 앞에서 잠시 산책을 하다가 같은 UMC 부원분과 마주쳤다. 시간이 되게 이른데 어디 가시나요 하고 물어봤는데 아침 운동을 하러 가신다고 한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가 보더라도 능력있고 멋있는 남자가 되는 것이 현재 꿈이기 때문에,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을 보면 진심으로 동경심이 피어오르고 나와 친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경향이 나도 모르게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좋아하는 이상형도 자기가 할 거를 잘하고 똑 부러진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외적인 부분과 별개로)
이제 한 학기가 다 끝나간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수업들도 하나 둘 씩 마지막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저께는 운영체제 과목이 마지막 수업을 했고, 내일은 소프트웨어공학 수업이 마지막 수업을 진행할 것 같다. 정말 살면서 가장 바쁘고 정신없었던 한 학기 같다. 곧 있으면 1년 휴학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매우 상쾌해진다. 아 종강 진짜 개마렵네 아 근데 복학하고 나서도 기숙사 살고 싶은데.. 이번학기 성적이 그땐 반영이 될 텐데 그게 문제다. 전공과목 하나(자바)를 진짜 조질것 같기 때문이다.
서론이 좀 길었는데,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이번 학기를 다니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바로 "실무와 대학교육 간에 괴리감이 느껴진다. 전공과목이 과연 다 쓸모가 있을까?" 이다. 사실 저번학기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아무것도 몰랐고, 시키는 대로 모든 과목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고, 무슨 기술스택이 필요할까에 대해 생각해 보고, 또 이번학기 UMC 챌린저를 하면서 보니 학교 전공과목 중에 쓸데없다고 느껴지는 과목들이 몇 개 있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다. 며칠 전에 UMC 웹 스터디에 놀러갔었는데, 거기서 웹 파트장님이 이런 말을 했다. (들은지 좀 되서 기억의 왜곡이 있을 수 있다.)
"저는 대학 공부가 제가 추구하는 공부 방식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배움을 원하는, 흥미있는 과목이 아니어도 그냥 수업듣고 중간 기말 보고, 그리고 시험다보고 종강하면 다 까먹고, 이게 뭐에요. 이래서 대학 공부를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들으면서 정말 공감이 많이 갔다. 나의 평소 생각도 이분과 같다. 애초에 나는 공부랑 친한 인간이 아니다. 그냥 노는게 제일 좋고, 아무생각없이 백수 생활을 할 수 있다면 바로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만약 공부를 해야 한다면, 내가 흥미가 가는 부분, 하고싶은 일에 대한 공부를 깊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학교 공부는 나의 이 가치관에 반하는 부분이 매우 많다. 우선 저 분의 말대로, 나는 저번 학기에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저번학기에 배웠던 과목 중 컴퓨터아키텍쳐, 웹클라이언트컴퓨팅(html, css, js), 대학수학 등의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연한 거다. 시험이 다 끝났는데 그때부턴 내 알빠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이 기억이 나는 과목도 있다. 그건 바로 자료구조인데, 이는 내가 방학때 프로그래머스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복습하게 되고 문제풀이에 자료구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즉, 내가 필요성과 흥미를 느꼈다는 소리다.(같은 이유로 이번학기 알고리즘 수업도 다른 것보다 더 열심히 듣고 있다.) 결국, 내가 느꼈을 때 내가 필요성을 체감하고 했던 공부 또는 내가 재밌어했던 과목만이 나중에도 나에게 남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건 이번학기에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자바 swing은 진짜 쓸모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너무 하기 싫다. 그래 할 수는 있지 자바 가르치면서. 근데 왜 이거로 프로젝트를 하라고 시키는 거고 잘 못한다고 일일히 학생들을 갈궈대고 카피 의심부터 해대는 것인지 모르겠다.
또한, 나는 이번학기를 다니면서 전공과목들이 내가 흥미가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UMC 챌린저를 하면서 모바일 앱 개발에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UMC 스터디 미션 중 선택사항인 미션들도 다 해가면서 깊게 안드로이드를 파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 여건이 그렇게 편하게 미션만 하도록 만들어주지 않았다. 전공과목 과제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 점이 너무 답답했다. 학점을 받고 대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하고 흥미있는 공부를 못하고, 그닥 재미도 없고 도움도 안될 것 같은 과목들 과제를 하고 앉아있으니...이게 진짜 속으로 답답해 뒤질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점이 내가 이번 학기가 끝나고 바로 1년 휴학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이다. 휴학 기간 동안 휴식도 취하면서 내가 흥미가 느껴지는 모바일 앱 개발에 필요한 공부를 해 나가고 싶고,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ios, 플러터, 리액트 네이티브와 같은 모바일 쪽의 기술스택을 쌓고 싶다. 물론 모든 전공과목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다만 지금의 학교 커리큘럼이 ‘모든 학생이 같은 속도로 같은 과목을 배워야 한다’는 방식이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깊게 파고들 시간이 압도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이번 휴학 결심이 도망이 아니라, 오히려 더 능력 있는 개발자가 되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즉,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이다.
더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더 자고싶어졌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다들 오늘도 화이팅!!